입력 : 2012.09.10 03:00
주말마다 부모 돈 호화 결혼식
5만5000원짜리 스테이크 - "식 한번에 음식쓰레기 100㎏"
1800만원짜리 꽃장식 -
"1년 내내 모으기도 힘든 돈"
얼굴도 모르는 하객들 - "축의금 때문에 청첩장 뿌려"
이 가을에도 일부
계층의 호화 결혼식은 변하지 않았다.
"신부가 입장합니다. 모두 기립해 박수쳐 주십시오!"
8일 오전 12시 서울 서초구 A예식장. 양가 혼주, 신랑 신부의 직장과 거래처에서 보낸 화환 25개가 줄지어 서 있었다.
주례사와 축가가 끝난 뒤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 30여명이 1인분에 5만5000원짜리 쇠고기 안심스테이크를 양손에 5~6개씩 겹쳐 들고 테이블 사이를 바쁘게 오갔다. 지배인이 "한 쌍 결혼할 때마다 음식 쓰레기가 80~100㎏ 나온다"고 했다.
같은 시각 서울 강북 특1급 C호텔(700석). "신부 입장 통로(37m)가 국내에서 제일 길다"고 자랑하는 곳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신부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뜻이지만 하객 대다수가 예식과 상관없는 얘기를 하고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식이 끝나자 젊은 여성 하객들이 테이블과 통로에 놓인 꽃을 일부 챙겨서 돌아갔다. 호텔 직원은 "나머지 꽃은 전부 버린다"고 했다. 이 호텔 꽃값은 1800만원부터 시작한다. 웬만한 젊은이가 1년 내내 저축해도 모으기 쉽지 않은 돈이다.
"신부가 입장합니다. 모두 기립해 박수쳐 주십시오!"
8일 오전 12시 서울 서초구 A예식장. 양가 혼주, 신랑 신부의 직장과 거래처에서 보낸 화환 25개가 줄지어 서 있었다.
주례사와 축가가 끝난 뒤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 30여명이 1인분에 5만5000원짜리 쇠고기 안심스테이크를 양손에 5~6개씩 겹쳐 들고 테이블 사이를 바쁘게 오갔다. 지배인이 "한 쌍 결혼할 때마다 음식 쓰레기가 80~100㎏ 나온다"고 했다.
같은 시각 서울 강북 특1급 C호텔(700석). "신부 입장 통로(37m)가 국내에서 제일 길다"고 자랑하는 곳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신부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뜻이지만 하객 대다수가 예식과 상관없는 얘기를 하고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식이 끝나자 젊은 여성 하객들이 테이블과 통로에 놓인 꽃을 일부 챙겨서 돌아갔다. 호텔 직원은 "나머지 꽃은 전부 버린다"고 했다. 이 호텔 꽃값은 1800만원부터 시작한다. 웬만한 젊은이가 1년 내내 저축해도 모으기 쉽지 않은 돈이다.
8일 오후 서울의 한 특1급 호텔 결혼식장의 꽃 장식. 이 결혼식엔 꽃 장식 값만 1000만원이 들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신부 박혜경(가명·26)씨는 "소박하게 해도 갖출 건 갖추고 싶었다"고 했다. 아들을 장가보낸 어머니 김성임(가명·54)씨는 "드레스에 쓸 돈 있으면 차라리 집값 보탰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사돈 눈치 보고 애들 눈치 보느라 남들 하는 대로 치렀다"고 했다. 신랑 박용진(가명·32)씨는 "결혼식 비용은 축의금으로 충당해야겠다는 생각에 청첩장을 많이 돌렸지만 식장에 내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고 했다.
이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은 남들처럼 했을 뿐이라고 하지만 그게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주말마다 어마어마한 낭비가 반복된다.
지난 6월 29일 서울의 한 특1급 호텔 예식장 입구에 수십 개의 화환이 늘어서 있다. /이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