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7.05 03:07 | 수정 : 2012.07.05 10:04
요즘 혼주들은 집 한 채 달랑 있는 베이비붐 세대, 자녀는 외동이 많아진 1980~90년대생이 많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와
1980년대생 자녀들의 독특한 특성이 한국 결혼 문화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강학중 한국가족경영연구소장은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한마디로 돈의 위력을 아는 세대"라고 말했다. 이들은 1950년대부터 태어나 대한민국이 압축 성장할 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아껴 쓰며 열심히 모아서 집 한 채씩 샀고, 그 집을 토대로 중산층에 올라섰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 위기가 왔을 때 대거
실직했고 "직장에 충성해도 나를 평생 먹여 살려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실력만이 살길이고, 영어를 해야 살아남는다는 생각에
자녀들에게 열성적으로 사(私)교육을 하고, 기러기 생활을 감수하며 자녀를 유학 보낸 사람도 있었다.
최성애 HD가족클리닉 원장은
"베이비부머는 획일적인 성공의 공식을 가지고 치열하게 노력해 온 사람들"이라고 했다. 성적에 따라 대학이 달라지고, 대학에 따라 직장이
달라지고, 집값은 계속 올라 빨리 사지 않으면 그만큼 더 오래 허덕이게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된 이들이다. 이들은 상승 열망이 강렬하기 때문에,
자식에게 헌신적으로 투자하는 동시에 투자의 성과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자식이 결혼할 때도 호텔 수준, 예단 수준을 따지게 된다는
얘기다.
그들의 자녀 세대는 대다수가 부모의 지원과 간섭을 당연하게 여기며 자랐다. 대학 졸업해서 직장인이 된 뒤에도 "엄마에게
물어보고" 소리를 쉽게 내뱉는 젊은이가 많다.
결국 베이비부머 부모와 1980~90년대생 자녀가 만나, 부모는 어른이 된 자녀들을
지원하고 간섭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고, 자녀는 그런 지원과 간섭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구도가 형성됐다.
조희선 성균관대 소비자가정학과 교수는 "제자들이 결혼한다고 인사하러 찾아오면 나는 제발 부모가 빚지게 하지 말고
결혼하라고 충고한다"면서 "요즘 결혼 문화를 지켜보면서 내가 젊은 세대에게 당부하고 싶은 모든 말이 그 말에 다 압축되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