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연구소 강학중 소장은 남편이 가정내에서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아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00년 1월 출범한 가정경영연구소는 교육, 상담 등을 통해 가족문제를 예방하는 센터다. "아버지가 바뀌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와의 관계이다. 과거 어머니는 아버지의 권위를 지켜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요즘엔 아이들 보는 앞에서 남편을
비난하고 험담을 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부모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어머니는 아버지.자식
간의 문제를 교통 정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강 소장은 아내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남편 스스로가 자상해지고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더욱 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아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이는 곧 훌륭한 양육환경으로 이어진다. 자식농사는
부부농사에서 시작되며 부부는 곧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이다.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창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동일시 모델이고, 딸에게는 건강한 이성관 확립에 도움을 주는 존재다."
그는 아버지 스스로는 자신의 문제점을 자각하기
어렵다고 했다. "어느 정도 돈을 벌어오고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아버지가 많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 발생해서야 자신의 문제점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직, 사업실패 등으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경우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이전에는 가족으로서의 유대관계가
약하더라도 돈을 벌어 오고 사회적 지위가 있었기 때문에 괜찮았는데, 그것마저 위협 받으면 아버지 스스로 자격지심을 느끼든지 가족으로부터 압력을
받기 마련이다."
끝으로 강 소장은 과거 아버지상과 오늘날 요구되는 아버지상이 달라 아버지들이 더욱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예전엔 엄부자모, 즉 아버지는 엄하고 어머니는 자애롭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민주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요구된다. 감정표현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친구같이 대화도 나누고 가족 간의 의견 교환을 통한 결정 등이 필요하다. 시대가 바뀌면서 아버지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도
올라갔다. 그러나 회사에서의 업무 부담은 더욱 늘어났다. 음주문화도 잘 바뀌지 않는다. 아버지는 녹초가 되어 집에 와서 늘어져 쉬고 싶지만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아버지로 산다는 것이 예전보다 더 복잡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