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대 20여명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범
‘좋은 남편 되는 것이 남성들의 확실한 노후대책이죠”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좋은 남편 모임)이
12일 오후7시 서울 인사동 심여화랑에서 창립행사를 갖고 출범했다.
강학중(43) 한국가정경영연구소(www.home21.co.kr)소장
등 30∼50대 남편 20여명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좋은 남편 모임’은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문화를 만드는데 앞장 선다는 계획이다.
이날 창립행사에선 술먹고 노는 남성들의 음주문화를
탈피한다는 의미에서 통기타반주에 맞춰 노래 부르고 그림도 감상하는
시간이 마련됐다.또 이화여대 최혜경(소비자인간발달학과)교수가 ‘부부간
갈등해소법’에 대해 강의했다.
강학중 소장은 (주)대교 대표이사를 지내다 3년전
사표를 내고 ‘자발적 실업’을 선택,가족과 14박15일의 도보여행을
떠나 주위를 놀라게 한 인물이다.강 소장은 “요즘 남자들은 아들,아버지
역할에선 노력하지만 남편역엔 소홀하다”며 “부부는 가정의 기둥이며
사회의 뿌리”라고 모임의 취지를 밝혔다.
이날 모임이 끝난뒤 참가자들은 ▲아내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다 ▲가정내의 일은 부부가 상의해서 결정한다 ▲자녀양육에
남편이 동참한다 ▲아내를 여자로 대우한다 ▲술을 자제한다 ▲일과
가정에 균형을 꾀한다 ▲본가·처가를 동등하게 대우한다 ▲성(性)의
즐거움은 부부 사이에서만 찾는다 등 남편10계명도 선포했다.
[출처] 대한매일신문 2000년 7월 13일 허윤주기자
rara@kdaily.com
"좋은 남편이 되자" 어떻게?
< 최혜경 교수의 10가지 도움말
>
1. 부부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중요하게 여기는 대로 행동하라.
2. 배우자는 하나의 독립된 인격과 존재라는 걸 받아들이라. 3.
사랑이나 고마움을 행동으로 표현하라. 4. 배우자에게 예의와 품의를
지키라. 5. 자신의 꿈을 배우자와 공유하라. 6. 자신의 일을
배우자와 공유하라. 배우자가 참여할 수 있는 일을 만들면 더 좋다.
7. 배우자의 일을 공유하라. 기계적인 가사분담이 아니라 아내의 일에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8. 둘만의 대화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라.
9. 배우자의 가족, 친구들을 존중하라. 10. 부부관계의 미래를 계획하라. 만족스런 결혼생활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 최혜경
교수(이화여대)의 강의에 여성들은 정말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남성들은 진지한 표정이었다. 지난 12일 서울 인사동 심여화랑에서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출발하는 자리였다.
가족 안에서 자녀-부모 관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데 비해, 부부관계도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아직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된
모임이다. "난 절대 우리 아버지 같은 남편이 아니야."
최교수는 스스로 좋은 남편에 속한다고 자부하는 남성들조차 자신을
앞세대인 아버지와 비교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을 꺼냈다. 유교적, 전통적
가족과 근대적 가족은 목적이나 결합방식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는데도
무리한 비교를 한다는 것이다. 이날 모인 많은 남성들도 자신을
더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하여 왔다고 말하고 있었다. 30대의 한 남성은
"적어도 결혼 이후 미스코리아 대회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고
말했고, "신혼 시절 아내가 다리미질을 하다가 데는 것을 보고
평생 다리미질은 내가 하겠다고 선언했다"는 결혼생활 24년의 중년남성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아내는 언제나 더
잘하는 사람들과만 비교하려 든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남성과
여성의 결혼생활에 대한 기대가 다르다는 점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서로 만족도가 일치하지 않게 되는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랑의 삼각형 개념을 들었다. 이 삼각형은
정점이 친밀감, 밑변의 두 꼭지가 열정, 책임감 또는 헌신으로 구성돼
각각의 점수를 매기는 결혼만족도 평가 방식이다. 만족스러울수록 큰
정삼각형이 된다. 최 교수는 "두 사람의 만족도가 일치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은 만족스러운데 상대가 불만족스러워
보이면 사람은 불안감에 빠지고 거꾸로 자신은 불만족스러운데 상대만
만족스러운 것처럼 보이면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 남성은 "결혼 20년 동안 한달에 한번은 싸웠다"며
"언제나 사소한 문제로 출발했는데, 오늘 얘기를 들으니 내가 너무
상대방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소장
강학중)가 주도가 되어 첫 단출를 끼운 좋은 남편 ....모임은 앞으로도
한달에 한번씩 강연이나 문화행사를 열기로 했다. 또 이 연구소는 10월께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가 올초 만든 중년 남성들을 위한 가족생활
향상 프로그램(<한겨레> 5월 22일치 36면)을 토대로 교육도 할
예정이다. (02)737-3883
[출처] 한겨레신문 2000년 7월 18일 -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당신도 좋은
남편 될 수 있다
아들 노릇, 가장 역할을 다하기에도 숨이 차다는
현대의 남성들.이들에게 마지막 남은 또하나의 중요한 배역이 있다.
바로 `남편."오늘날처럼 `여권이 강해진 시대에 뭘 더 어떻게…"라고
말하는 이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남성중심의 가부장사회에서 좀더 편안하고
솔직하게 남편의 자리에 서고, 아내의 고민을 들여다보며 진지한 논의의
대상으로 끌어올려주는 일이 쉽지는 않다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최근 결성된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이처럼 좀더 가까이 아내와 가정을 들여다보려는 20여명의 30∼40대
가장들의 소박한 만남이다.이들은 지난 12일 있은 첫만남에서 함께 기타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모처럼 그림을 감상하며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했다.아니, 새로운 일상으로의 접근을 시작했다.몇몇 아내와 여성들도
참가했다.
"고개숙인 남자에 대한 동정여론이 많지만,
그래도 아직은 남자가 양보할 게 많은 게 우리 사회죠."
모임을 주도한 한국가정경영연구소(www.home21.co.kr)
강학중(43)소장은 "지금까지 우리 남편들은 아버지와 아들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 애쓰면서도 가정의 중심인 부부관계에 너무 소홀했다"고
지적한다.
첫모임에서 강사로 나선 이화여대 최혜경교수(소비자인간발달학과)는
"이상적인 부부의 조건은 서로 의지하고 존중하는 `친밀감, 그
사람과만 있고 싶은 `열정, 영원히 이 관계를 지키겠다는 `헌신과 책임감의
세가지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면서, "둘이 함께 만족하는
삶이 곧 행복한 부부의 삶"이라 규정했다.
첫모임에서 이들이 채택한 `좋은 남편 십계명은
낛아내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라 낛아내와 상의해 결정하라 낛아내를
여자로 대접하라낛아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라 낛술과 담배를
절제하라낛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라 낛자녀양육에 동참하라 낛집안일을
아내와 분담하라 낛본가와 처가를 함께 생각하라 낛성의 즐거움을 부부사이에서
찾아라 등. 얼핏 `지당한 얘기지만 실천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자율적 스터디그룹으로 출발한 이 모임은 한달에 한차례 정도 만나
전문가의 강의를 들으며 친목을 다질 예정. 연구소는 10월경부터 남성자신
돌아보기, 여성 바로 보기, 가족안에서의 자리 점검, 평등한 부부상
모색 등을 내용으로 하는 좋은 남편되기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출처] 문화일보 2000년 7월 3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