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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 표현하는 관
심이 절실
우리나라 이혼율은 세계최고. 그만큼 가정내 문제
도 갈수록 심각해져 가고 있다. 사회의 변화속도에 못지 않게 가정 내 역할변화 요구도 강하게 제기되
지만 정작 가족 구성원 개개인은 역할수행 방법을 알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
다.
가정경영연구소에 상담을 요청하는 대다수의 문제
는 부부간의 성격차 문제로 그 원인은 서로에 대한 대화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
다.
가정경영연구소 이수연 상담원은 대화가 되지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자녀교육, 고부갈등, 경제문제 등
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결국 상호간 대화부족이 원인이다. 대화부족은 결국 성격차이로 비화된 이혼
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ꡓ라고 말한다.
상담사례를 살펴보면 남편이 부
인 몰래 주식을 하다가 빚을 지게된 경우, 그것이 가정 불화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었는데 부인의 입장
에서는 처음부터 상의하지 않고 남편이 일방적으로 일을 진행시킨 것이 가장 속상하다고 밝혔
다.
▲ 꼭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나요
아직도 남편 중에는 꼭 사랑한다고 말해야 되나.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 아닌가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작은 일이라도 말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다.
남편과 평소 대화가 없는 상태에
서 사소한 결혼기념을 챙기지 않는 문제, 생일을 챙기지 않는 것 등이 쌓이면 부인은 그동안의 불만
을 폭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수의 남편들은 대화가 부족
하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었고, 대화부족을 인식한 후에도 어떻게 대화를 해야하는지 알지 못했
다.
▲ 대다수 남성 뭘 해야 하는 지
몰라
가정불화의 원인 중 하나로 남편
이 집안일을 피하는 것도 지적됐다. 남편의 많은 수는 회사에 갔다와서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개인시간에 할애하기를 원해 부인이 육아나 가사일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이들은 집안일을 피하기
위해 가정 밖으로 나도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연구소를 찾은 많은 남성들
은 이구동성
좋은 남편이 되고싶었지만 뭘 해야 하는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
고 싶지만 실천방법을 모르는 오늘날의 남편아버지들. 대화와 이해부족은 부부문제뿐 아니라 자녀와
의 관계에서도 문제된다. 그 실천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면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정의 아름다
운 시작을 위해 모델이 될만한 모임을 소개한다.
아이와 함께 주말농장으로, 산으로, 목적없이 어딘
가로...
인터넷 사이트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하 아이사모)의 설동광(43) 씨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방법, 즉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가 지
속되기 위해서는 일단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점점 치열해져가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좋
은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다는 것이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공부시키느
라 정신이 없습니다. 아이교육에 부모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도 ‘형편이 나아지면, 조금 편해지
면...’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렇지만 그때는 이미 타이밍을 놓친거예요”
일에 지치니 이벤트를 생각할 여유가 없고, 오랜만
에 나가도 만만하게 에버랜드, 서울랜드라는 것이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중학교에 갈때면 더
이상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
“중학교에 들어가면 스스로 학교가고, 학교다녀오
면 학원가야 합니다. 그때되면 부모랑 시간을 보내는 건 지루해져요”
때문에 설씨는 초등학교때부터 아이들과 함께 해
야한다고 말한다. 요즘 아빠들에게 왜 아이들과 함께 놀러가지 않냐고 하면 ‘얘들이 안간다고 한다’라
고 말하는게 요즘 가족의 현실이란다. “때문에 초등학교 시절이 가장 중요해요. 중학생들은 친구만나
느라 바쁩니다.”
이처럼 부모와 자식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으
로 설씨는 다음과 같은 노하우를 제시했다.
▶흙과 함께... 주말농장=“요즘 유치원생들에게 흙
을 만지지 못하게 하는 부모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흙을 만지지 않고는 살 수가 없지요”
주말농장은 한달에 한번만 가도 된다. 하룻동안 밭
에 씨를 뿌린 뒤 이후에 찾아가 보면 싹이 돋아있어 식물이 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
와 함께 이과정을 지켜보며 주변의 잡초도 뽑아주면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알려줄 수 있고 동
시에 자연의 소중함도 깨우쳐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녀와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것이
다.
▶엄마아빠와 산으로=요즘 아이들은 혼자서 생각
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게 설씨의 생각이다. 학교에 가도, 학원에 가도 선생님들이 가르쳐주는 지식
을 그대로 주입받을 뿐이며 집에서도 마찬가지는 것이다. “21세기는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아
이들이 이처럼 생각할 시간이 없으니 상상도 공상도 할 수 없어요”.
그러나 산에 오르면 이는 금방
해결된다. 아빠와 함께 산에 오르면 아이들은 ‘왜 재미없는 산에 힘들게 올라갈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스스로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산에 오르는 동안 지루해 지는 아이들... 이 지겨운 시간동안 아이들은
드디어 직접 말을 꺼내게 되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간다는 것.
또 산을 오르다보면 내려가는 길도 있듯 인생도 그
런 것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적지 없이 떠나라=“얘들을 위해서는 나가주세
요. 놀이동산 말고 시골이나 바닷가로요” 목적지 없이 가다가 좋은 곳이 있으면 들렀다고 쉬어가는
것, 그것 역시 가족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지방의 재래시장에 가도 좋고,
함께 게임을 즐겨도 좋고, 중고등학교에 가기전에 어렸을 때부터 가야해요. 그렇지 않으면 커서는 안
따라가거든요.”
이외에도 설씨는 야구장이나 축
구장 등 스포츠를 함께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대신 미리 표를 예매해야 하는 수고
는 감수하세요. 아빠만큼 좋은 친구가 어디있나요?”
설씨는 6살된 자녀와 집에서 숨바꼭질을 한단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집에도 숨을 곳이 많다는 것. 설씨가 아이를 위해, 행복한 가정을 위해 떠올리
는 놀이거리 중에는 또한 간단히 준비만 하면 할수 있는 마술, 알까기, 바둑도 있다. 그리고 여느 아빠
같지 않게 종이접기도 추천한다.
그는 또 “밖에 나가더라도 사먹지 마세요. 집에서
김밥을 준비한다던가 아니면 밥과 김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니면 많은 가정에 차가 있으니 밥통
째 들고 가도 됩니다.” 이같은 설씨의 말에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지만 나가면 무조건 사먹어야 한다
는 경직된 사고는 버려야 한다는 말에 공감을 할수 밖에 없다.
“이런 작은 부분부터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사고의 틀이 점점 더 작아집니다”
이처럼 아빠로서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도 가족의 친밀감이 사라지며 돈받고 아빠노릇을 가르
치는 요즘 시대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유지현,이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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