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부모…흔들리는 가정
최근 청소년 상담기관에 부모의 외도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상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내 한 일간지는 ‘행복클리닉’ 코너에서 중학 3학년에 재학중인 딸이 엄마의 외도로 고민하는 내용을 공개했다.
상담코너에 소개된 것은 “엄 마의 휴대폰에 남자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가 도착하고, 컴맹인 엄마가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하는 등 엄마가 외도를 하는 것 같다”는 자녀의 고백.
이 사례를 상담했던 한국청소년상담소 금명 자 실장은 “최근 채팅이나 메일 등 사이버 상담을 통해 부모의 외도로 자신이 겪는 고통을 호소하는 10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 다. 금 실장은 부모의 외도로 인한 상담사례의 수치적 증가에 대해서는 통계된 것이 없지만 표면적으로는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증가가 있다” 고 덧붙였다.
이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엄마의 외도로 고민하는 자녀들의 사례가 증가되고 있는 것.
한국청소년상담소 이영 선 상담원은 “최근 인터넷이나 핸드폰이 일반화되면서 여성들이 새로운 인간관계를 쉽게 맺게 된 것이 중년여성들의 외도를 부추긴 한 요인”이라 설명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이수연 상담원은 “엄마가 채팅을 시작하고 친구들 을 사귄다며 늦게 돌아오는 일이 많았는데, 어느 날 엄마가 낯선 남자와 영화를 보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여중생의 상담사례를 소개하며 “부모의 외도를 발견하고 그것을 혼자 해결하려고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상담관계자들은 “자녀들이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부모의 외도를 알 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10대 자녀들이 부모의 외도를 알게 되는 계기를 설명했다.
이런 계기들을 통해 부모의 외도를 알게 된 10대 자녀 들은 자신이 외도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자신의 누설이 혹시 가정해체를 가지고 오지는 않을지의 문 제로 고민한다는 것이 상담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이유로 청소년들은 주변사람에게는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익명을 보장받는 상담기관을 이 용하고 있다.
금명자 실장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우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작업 이 필요하며 부모의 외도로 자신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이수연 상담원은 “부모에게도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나눠야 하며, 부모의 외도로 인해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 스스로 안정적인 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은 기자(lje@iwom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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